본문 바로가기
직장생활

직장인에게 심리학이 필요한 이유, 나와 동료를 이해하기 위해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by riojella 2025. 7. 9.

직장생활을 그렇게 오래 하면서도 정작 저 자신에 대해서는 제대로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정작 잘 모르고 살았습니다.

 

일을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고, 제 능력을 인정받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성과를 내는 데에만 집중했습니다. 맡은 일을 잘 해내고 좋은 평가와 인정을 받는 것이 중요했고, 그 과정에서 제가 어떤 상태인지 돌아보는 일은 언제나 뒤로 밀렸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이대로는 정말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우연히 심리상담을 받기 시작하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상담을 하면서 제 이야기를 하나씩 꺼내놓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그동안 일을 그렇게 열심히 배우고 고객들을 접했으면서 정작 나 자신에 대해서는 너무 모르고 있었구나.’

 

몸과 마음이 힘들 때도 그냥 일이 힘들어서라고 생각했습니다. 짜증이 나거나 화가 날 때도 왜 그런 감정이 생겼는지 깊게 들여다보기보다는 오히려 잊기 위해 더 일에 몰두했습니다.

 

그리고 처음 궁금해졌습니다.

 

내가 심리학에 대해 조금만 더 알고 있었다면 내 감정을 조금 더 일찍 알아차리고, 객관적으로 이름 붙여 들여다볼 수 있지 않았을까?

 

물론 심리학을 안다고 해서 내 감정을 모두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심리학 공부가 심리상담이나 치료를 대신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도 내가 느끼는 감정과 반복되는 행동을 무조건 ‘내 성격이 원래 이런가 보다’ 또는 ‘직장인이면 다 이런 거야’라고 넘기는 대신, 한 번쯤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심리학은 사람의 마음을 읽는 학문일까요?

 

예전에는 저도 심리학이라고 하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기술 같은 것을 먼저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심리학은 그렇게 단순한 학문이 아니었습니다.

 

심리학은 인간의 행동과 정신 과정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 무엇을 기억하고 왜 어떤 행동을 반복하는지, 다른 사람이나 환경과의 관계 속에서 행동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을 폭넓게 연구합니다.

 

심리학의 역사를 찾아보면 철학에서 출발한 인간의 마음에 대한 질문이 실험과 관찰을 통해 연구되는 과정이 나옵니다. 19세기 후반 빌헬름 분트가 1879년 실험심리학 연구실을 세운 것은 심리학이 실험과 경험적 자료를 활용하는 독립적인 과학 분야로 발전하는 중요한 시점으로 자주 언급됩니다.

 

하지만 제가 심리학을 찾아보기 시작한 이유는 심리학의 역사를 깊이 공부하기 위해서는 아니었습니다.

 

제가 궁금했던 건 훨씬 더 현실적인 문제였습니다.

 

‘나는 왜 이렇게까지 일에 매달렸을까?’

 

‘왜 어떤 말이나 누군가의 어떤 행동에 유난히 예민하게 반응할까?’

 

‘같은 상황에서도 사람마다 반응이 이렇게 다른 이유는 뭘까?’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고 싶었습니다.

 

내 감정을 설명할 수 있는 말이 필요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예전에는 제 상태를 표현하는 말이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힘들면 ‘피곤하다’, 화가 나면 ‘짜증 난다’, 하기 싫으면 ‘의욕이 없다’ 정도로 생각하고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감정은 그보다 훨씬 복잡했습니다.

 

일을 잘 해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을 수도 있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컸을 수도 있습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계속 책임을 져야 한다는 답답함과 무력감도 있었을 겁니다.

 

심리학을 공부한다고 해서 당시의 제 감정을 하나의 단어로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내가 왜 이러지?’라고 자신을 몰아붙이는 것과 ‘지금 내가 왜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지?’라고 들여다보는 것은 꽤 달랐습니다.

 

저에게 심리학은 정답을 알려주는 것보다 나 자신에게 질문할 수 있는 단어를 늘려주는 공부에 가까웠습니다.

 

책임자가 되고 나서는 다른 사람을 이해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이게 제가 심리학에 관심을 갖게 된 또 하나의 계기였습니다.

 

직원일 때는 제가 맡은 일만 잘하면 되고 눈치껏 선배들을 보필하기만 하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처음 책임자 역할을 맡고 보니 그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했고, 같은 일을 두고도 왜 서로 다르게 받아들이는지 생각해야 했습니다.

 

누군가는 새로운 일을 맡으면 먼저 부딪혀보는 편이지만 누군가는 충분한 설명을 들어야 안심하고 시작합니다. 같은 피드백도 어떤 사람에게는 동기부여가 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왜 이렇게 생각하지?’라는 의문이 먼저 들었던 상황도, 그 사람의 성향과 당시 상황을 함께 생각해보면 조금 다르게 보일 때가 있었습니다.

 

특히 책임자가 되고 나서는 단순히 지시를 전달하는 것보다 직원이 어떤 상황에 있는지 파악하고,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해야 함께 일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도 제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원을 독려하는 방법도 모든 사람에게 똑같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심리학은 저 자신을 이해하기 위한 관심사를 넘어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알아보고 싶은 분야가 됐습니다.

 

직장생활 속에는 생각보다 심리학이 적용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하나씩 찾아보다 보니 제가 직장에서 경험했던 많은 상황과 연결되는 심리학 개념들이 있었습니다.

 

성과를 내고도 스스로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는 마음,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면서 갑자기 초라해지는 순간, 하기 싫은 일을 계속하면서 스스로 납득할 이유를 만들어내는 모습, 불편한 상황에서 나도 모르게 방어적으로 행동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이 블로그에서도 심리학 개념 자체를 설명하는 것보다 ‘이게 실제 직장생활에서는 어떻게 나타날까?’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글을 쓰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서로 별개의 이론과 개념이라고 생각했는데 하나씩 알아갈수록 결국 많은 질문이 ‘나는 왜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할까?’ 그리고 ‘저 사람은 왜 나와 다르게 생각할까?’로 모두 이어져 있었습니다.

 

물론 심리학을 안다고 사람을 다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심리학 개념 몇 가지를 안다고 해서 다른 사람의 마음을 마음대로 판단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저 사람은 방어기제가 강해’, ‘저 사람은 이런 성향이니까 이렇게 행동한 거야’처럼 하나의 개념으로 사람을 단정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상대를 제대로 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책임자가 된 이후에는 이 부분이 더 중요하게 느껴졌습니다.

 

직원의 행동을 어떤 심리학 개념에 끼워 맞추는 것보다 먼저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실제로 어떤 상황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직장인에게 심리학이 필요한 이유

 

지금도 저는 심리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사람은 아닙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생긴 궁금증을 하나씩 찾아보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예전과 분명히 달라진 점이 있습니다.

 

힘든 일이 생겼을 때 곧바로 ‘내가 다른 사람보다 나약해서 그런가?’라고 생각하기보다 지금 내가 어떤 상태인지 한 번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했을 때도 곧바로 ‘쟤는 왜 저래?’라고 결론 내리고 화내기보다 뭔가 내가 모르는 이유나 상황이 있는지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심리상담을 받기 시작하면서 느꼈던 생각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일에 대해서는 그렇게 많이 알고 잘하려고 노력하면서, 왜 나는 정작 나 자신에 대해서는 이렇게 모르고 있었을까.’

 

물론 심리학을 조금 일찍 알았다고 해서 제가 겪었던 상황이 달라졌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내 감정을 조금 더 일찍 들여다보고, 그 감정을 설명할 수 있는 말을 찾고, 다른 사람 역시 나와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됐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저에게 심리학은 사람의 마음을 읽는 기술이 아닙니다.

 

나를 조금 더 이해하고, 함께 일하는 사람을 함부로 단정하지 않기 위해 배우는 공부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직장생활을 하면서 ‘나는 왜 이러지?’, ‘저 사람은 왜 저럴까?’라는 궁금증이 생길 때마다 하나씩 찾아보고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참고자료

 

·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APA) - About Psychology

 

·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APA) - Psychology is Science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길에서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