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생각 없이 SNS를 열었다가 괜히 기분이 묘해질 때가 있어요.
누군가는 여행을 다니고 있고, 누군가는 좋은 집으로 이사했고, 또 누군가는 승진하거나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보입니다.
처음에는 그냥 구경했을 뿐인데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죠.
나는 지금 잘 가고 있는 걸까?
분명 SNS를 보기 전까지는 아무렇지 않았는데 말이에요.
그런데 이렇게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는 것 자체는 특별하거나 이상한 행동은 아닙니다. 심리학에서는 오래전부터 이런 현상을 사회비교(Social Comparison)라는 개념으로 설명해왔어요.
저는 작년에 1년 조금 넘게 쉬어가는 휴직 기간을 가졌었는데요. 그때 이런 생각을 정말 많이 했어요.
휴직을 하기 전에는 번아웃도 있었고, 오랜만에 생긴 이 시간을 온전히 나를 위해 써보고 싶었어요. 실제로 휴직을 하고 나서는 제가 원하는 시간에 일어나고, 운동도 하고, 평소에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하나씩 해보면서 제 나름대로의 일상과 루틴을 만들어갔어요. 그렇게 보내는 하루가 꽤 만족스러웠고요.
그런데 이상하게 SNS를 보고 나면 마음이 달라질 때가 있었어요. 누군가는 계속 직장에서 경력을 쌓고 있고, 누군가는 승진했다는 이야기가 보이고, 또 누군가는 부업이나 새로운 일을 시작해서 성과를 내고 있었어요. 그러다 보면 갑자기 ‘나는 지금 쉬고 있어도 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시간이 나에게는 정말 소중한 시간인데도 혹시 나만 뒤처지고 있는 건 아닐까 싶었어요. 하루라도 젊을 때 조금 더 일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 건 아닐까, 아니면 쉬는 동안이라도 부업을 시작해서 뭔가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재미있는 건 SNS를 보기 전까지는 제 생활에 꽤 만족하고 있었다는 거예요. 내가 스스로 만들어가는 일상도 좋았고, 쉬면서 조금씩 여유를 되찾아가는 과정도 좋았어요. 그런데 SNS에서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나면 갑자기 내가 가진 것보다 가지지 못한 것들이 더 크게 보이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제 상황이 갑자기 나빠진 것도 아니고, 휴직이라는 선택이 달라진 것도 아니었어요. 단지 비교할 대상이 생기면서 같은 하루를 바라보는 제 마음이 달라졌던 것 같아요.
사람은 왜 자꾸 다른 사람과 비교할까?
사회비교이론은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가 1954년 제시한 이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핵심은 생각보다 간단해요.
사람은 자신의 능력이나 의견을 평가하려는 경향이 있고, 객관적인 기준이 분명하지 않을 때 다른 사람을 비교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시험 점수가 90점이라고 해볼게요.
90점이라는 숫자만 보면 잘한 건지 판단하기 애매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평균이 60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상당히 잘했다고 느낄 수 있죠.
반대로 주변 사람들이 전부 95점을 받았다면 같은 90점인데도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결국 내 상황은 그대로인데 누구와 비교하느냐에 따라 내가 느끼는 평가가 달라질 수 있는 거예요.
SNS에서는 왜 비교가 더 쉽게 일어날까?
SNS에는 다른 사람의 일상 전체가 올라오는 것이 아닙니다.
여행을 갔을 때 찍은 멋진 사진, 좋은 음식을 먹은 날, 승진이나 합격 소식처럼 보여주고 싶은 순간을 골라서 올리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 장면들을 계속 접하게 됩니다.
문제는 여기서 생길 수 있어요.
나는 내 삶의 좋은 날뿐 아니라 출근하기 싫은 월요일, 일이 꼬인 날, 아무것도 하기 싫은 저녁까지 전부 알고 있습니다.
반면 SNS에서는 다른 사람의 선택된 장면을 주로 보게 되죠.
그러다 보면 내 일상 전체와 다른 사람의 잘 보이는 일부를 비교하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SNS에서의 사회적 비교와 심리적 상태의 관계를 조사한 연구들도 있습니다. 다만 SNS를 많이 보면 무조건 우울하거나 불안해진다고 단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어떤 방식으로 SNS를 사용하고 누구와 어떻게 비교하는지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할 수 있습니다.
나보다 잘나 보이는 사람을 볼 때 더 힘든 이유
사회비교에서는 흔히 나보다 낫다고 생각되는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는 것을 상향 비교(upward comparison)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비슷한 나이의 사람이 나보다 연봉이 높거나, 더 좋은 회사에 다니거나, 더 좋은 집에 사는 모습을 보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상향 비교가 항상 나쁜 것은 아니에요.
“나도 저렇게 해봐야겠다”는 동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비교 대상과 나의 차이가 너무 크게 느껴지거나 계속 자신이 부족하다고 받아들이면 기분이 가라앉거나 스트레스가 커질 수도 있습니다.
사회비교와 우울·불안의 관련성을 살펴본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에서도 사회비교 과정과 심리적 상태 사이의 관련성이 관찰됐습니다. 다만 이것 역시 비교가 곧바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의 원인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특히 직장인은 비교할 게 정말 많아요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끝도 없습니다.
연봉부터 승진 시기, 직급, 회사 규모, 워라밸까지 비교할 수 있죠.
SNS까지 더해지면 범위가 더 넓어집니다.
친구가 집을 샀다는 소식, 해외여행 사진, 이직 성공 이야기, 부업으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까지 계속 접하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번 생각해볼 부분이 있어요.
내가 지금 비교하고 있는 조건이 정말 같은가?
같은 나이라고 해도 시작한 환경이 다르고 직업도 다릅니다. 소득과 지출 구조도 다르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다를 수 있어요.
결과만 놓고 비교하면 그 과정은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요즘은 직장다니면서도 부업으로 월삼백, 월천을 추가로 벌고 있다는 글이 너무 많이 올라오잖아요. 저 사람들은 본업외에도 저렇게 열심히 살아가는게 나와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들 같더라구요.
비교 때문에 힘들다면 SNS를 아예 끊어야 할까?
꼭 그렇게 볼 필요는 없습니다.
SNS는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기존 연구에서도 SNS 사용과 정신건강의 관계는 단순히 좋다·나쁘다로 나누기 어렵고, 사용 방식과 사회적 상호작용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돼 있습니다.
그래서 무조건 SNS를 삭제하기보다는 내가 어떤 콘텐츠를 본 뒤 유독 비교를 많이 하는지부터 한번 관찰해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계정을 보고 나면 매번 기분이 가라앉는다면 잠시 팔로우를 쉬거나 노출을 줄여볼 수 있어요.
그리고 비교하는 순간 이런 질문을 한번 해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나는 지금 이 사람의 어떤 부분과 나를 비교하고 있지?
내가 보고 있는 게 이 사람의 삶 전체일까, 일부일까?
이 비교가 나에게 도움이 되고 있을까?
비교를 완전히 하지 않는 것보다 내가 비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부터 시작해보는 거죠.
남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에요
사회비교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심리 과정입니다.
누군가를 보고 자극을 받아 새로운 목표를 세울 수도 있고, 내가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어요.
문제는 비교할 때마다 항상 내가 부족한 사람처럼 느껴지고, 다른 사람의 좋은 모습 때문에 내 일상까지 초라하게 느껴지는 상황이 반복될 때입니다.
그럴 때는 남과 비교하지 않으려고 억지로 노력하기보다 ‘나는 지금 누구와 무엇을 비교하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생각보다 비교의 대상과 기준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내가 왜 불편해졌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사회비교에 관한 일반적인 심리학 정보를 정리한 것으로, 정신건강에 대한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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